눈이 시린 햇빛 냄새가 향기로운
까마득한 저 하늘에
마음 묻으면
어는 누라 뭐라고 하지 않아도
괜스레 그렁그렁
울적해져
(중략)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얄궂은 가을 햇빛
냄새에는
아마도
오묘한 취음제가 들어 있나봐.
- 원화윤 < 가을 햇빛 냄새 중에서 > -
색색 고운 단풍잎 낙엽 비로 흩날리면
거울처럼 잔잔하던 마음 호수에
사정없이 돌을 던지는 얄궂은 가을
아마도 그 가을 향기에는
가슴 깊이 묻어 간직했던 애증을
울컥 울컥 상기케 하는
메케한 취음제가 들어 있나 봅니다
- 원화윤 < 가을 편지 중에서 > -
흩날리는 낙엽 비에
흥건토록 젖은 마음
향긋한 찻잔에 담가 마시니
손톱 밑 가시 그리워지던 날
쓰려드는 명치 끝
편두통에 콕콕 쏘던
그 가을 표정의
의연함은 묵언의 연민이던가.
- 원화윤 < 가을 표정 중에서 > -
아려드는 마음을 걷잡을 수 없어
따뜻하고 향기로운 찻잔에
노을빛 그리움을 담가 마시며
외로움에 시린 마음을 녹이고 있습니다
(중략)
쪽빛 창공을 수놓는 무희들에서
우직한 미소를 그리며 헤이즐넛향
커피 잔 속에 젖은 속내를 묻어 봅니다
가을의 석양이면 포말 같은 그 그리움에.
- 원화윤 < 가을의 석양 중에서 > -
계절의 리듬에 맞춰 본연의 자세로
땅 속에서 땅 위에서
마냥 부풀던 푸름을 털어 내고
고운 옷 갈아 입는 상념 깊은
가을의 몸가짐은 언제나 초연한 그 빛
- 원화윤 < 만 가을 중에서 > -
낙엽 지는 가을이 오면 마음 발길 머무는 곳
동경하는 마음 속 풍경 가을 바다가 그리운 나날
(중략)
와인 빛깔 조명이 유혹하는 찻집 창가에 머물며
밀려드는 그리움을 향긋한 찻잔 속에 담가 마시고 싶은
외로움의 아픔인지 고독함의 슬픔인지 터질 듯한 가슴
회억의 파편이 아슴아슴 손짓하는 그 가을 바다에 가고 싶다.
- 원화윤 < 그 가을 바다 중에서 > -
온 산 능선
너른 들녘
새 빛 새 맛
단장으로
자지러지는
산통의
함성이
경이로운
자연의 이치
契 방
시리도록
눈부신 가을아.
- 원화윤 < 가을아 중에서 > -
온 산 불붙은 듯 새 옷 갈아입고
샛노란 은행잎이 도로를 뒹굴면
목 쉰 기적소리가 귓전에 감아 돌고
불현듯 졸고 있는
풀랫폼 등이 보고 싶은 걸 보면
아마도
낙엽 비를 몰고 오는 가을바람에는
미워 할 수 없는 그리움이 숨어 있나봐
색색 빛깔 마음이 들어 있는 그 가을바람에는.
- 원화윤 < 가을바람에는 중에서 > -
상념 깊은 가을 산 능선에 서다
풀숲에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
머리 위에서 지저대는 새 소리
은빛 머리 풀어 헤친
억새 군무
스산한 바람결에 슬픈 낙엽 비
아린 가슴팍 후비는
비애의 회상
- 원화윤 < 가을 산 중에서 > -
고운 단풍 낙엽 비 되어
된바람 몰아치던 어는 날
따뜻한 눈빛으로 다가서며
추운 마음 따스하게
토닥여 주던 절대적 그리움
- 원화윤 < 그 해 가을 중에서 > -
어둠 속 깊숙이 갇혀 버린
해변의 이야기는
색깔은 냄새는 맛은
어떤 속삭임이며 어떤 빛이며
어떤 향기며 어떤 느낌일까 싶어
(중략)
보석 별빛 밟는 발자국마다
색다른 추억으로
황홀한 사진첩을 꾸미고 싶었는데
이 가을 지기 전에
흠모하는 晩秋의 밤바다에서.
- 원화윤 < 이 가을 지기 전에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