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줍는 마음 / 윤희상
돌밭에서 돌을 줍는다
여주 신륵사 건너편
남한강 강변에서
돌을 줍는다
마음에 들면, 줍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줍지 않는다
두 손 가득
돌을 움켜쥐고 서 있으면,
아직 줍지 않은 돌이 마음에 들고
마음에 드는 돌을 줍기 위해
이미 마음에 든 돌을 다시 내려놓는다
줍고, 버리고
줍고, 버리고
또다시 줍고, 버린다
어느덧, 두 손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빈 손이다
빈 손에도 잡히지 않을
어지러움이다
해는 지는데,
돌을 줍는 마음은 사라지고
나도 없고, 돌도 없다
- 윤희상 시집『고인돌과 함께 놀았다』
문학동네 .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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