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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반전 운동이 물결치던 때에
어리석은 우리 국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과연 미국이라도 여론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하여
5천만 온 국민이 환영하여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만 꿈밖에 공격 실시 결정이 어찌하여 이루어졌는가.
네놈들은 정녕 그들의 목숨은
네놈들의 목숨보다 값싸다고 여기는 것이냐.
이런즉 2003년 3월 20일 이날에 크게 목놓아 통곡하노라.
네놈들은 들었는가? 전세계에 물결치던 반전의 여론을.
네놈들은 단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지구 저 건너편 사막의 땅에도 네놈들과 똑같은 인간이 있다는 것을.
네놈들은 정녕 신을 믿어본 적이 있더냐?
세상의 어느 빌어먹을 신이 그의 이름으로 살인하라 말하더냐.
그럼에도 이 전쟁이 강행됨은 도대체 누구를 위함이란 말인가?
네놈들은 전쟁을 말하느냐? 나는 평화를 말하리라.
네놈들은 현실을 말하느냐? 나는 세계의 이상을 말하리라.
네놈들은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느냐?
나는 힘에 의한 너희들의 패권주의를 말하리라.
네놈들은 석유를 말하느냐?
나는 무엇보다 고귀한 인간의 생명을 말하리라.
네놈들은 칼이 강하다 하느냐? 나는 펜이 더욱 강하다 말하리라.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이것은 UN이나 기타 주변국들의 아무런
지지 없이 이루어진 독단과 독선과 오만의 상징이니,
이 결정을 내린 사람 스스로가 이것이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닌 줄은
뼈저리게 깨닫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소위 우리 국가의 위정자란 자들은 물론 나부터도
덧없는 위협에 겁먹어 자기 한몸 지키기에 급급하여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이런
황당무계한 결정에 대해
단지 뒤에서 하는 욕으로써
이 극악무도한 사태에 대한 분노를 곱씹고 있을 뿐이다.
아아 슬프도다. 하늘이 부여한 고귀한 생명이 지구상 저 멀리에서
하나 둘 사그러질 그날이 이제는 오고야 말았구나.
게다가 지조도 절개도 없이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를
망할 놈들의 식민지 백성으로
이역만리 타국의 전장으로 보낸다니
더 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하랴.
그 옛날의 포은 선생처럼 끝까지 지조를 지킬 줄도 몰랐고,
김청음 선생처럼 통곡하여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 열사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해
그저 국익이라 둘러대며 스스로 식민지 백성된 우리들은
무슨 수로 우리의 선조들을 만나뵌단 말인가.
아아! 원통한지고, 아아! 분한지고. 우리 5천만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저놈들의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야 할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이는 장지연 선생님의 '시일야방성대곡'을 패러디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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