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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별을 보면서..
작성자 신광영 | 2004-01-12 | 199
지난 1일, 가족들을 태우고 아침 7시에 서울을 출발했다. 처음 나가는 장거리 나들이라서 조금은 긴장도 되었다만 그리 많지 않은 교통량 덕분에 그리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고도 무사히 서안동 IC를 통과할 수가 있었다. 안동에서 이것 저것 쇼핑을 한 뒤 와룡을 지나 대한민국에서 두번째로 땅 값이 싸다는, 그래서인지 핸드폰조차도 잘 터지지 않는 내 고향 월곡 땅을 들어서게 되었다. 정산에 들어서서 국민학교 짝꿍이 살던 고택의 뒤안길을 지나 성이네 탁이네가 사는 기사를 거쳐 미질을 지나서, 시도 때도 없이 뻐꾸기 울어대던 내 동네 움터를 찾았다.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시골의 겨울풍경!!! 어쩌면 그러한 풍경을 사진이라도 밖아둔 것처럼....., 움터라는 곳은 얼굴을 삐꿈이 내민 체 고향 찾은 한 가족을 맞아 주고 있었다. 추수가 끝난 논과 밭에는 겨울 샛바람에 펄럭이는 찢어진 비닐 조각들만이 널러져 있고, 아들 녀석네 온다고 군불 때는 광여이네 집 굴뚝을 빼고는, 몇 집 안되는 동네 집 굴뚝에는 뜨거운 김 한 점 안보이니 이 왠일인고?! 다들 겨울에는 읍에 나가 지내서 그렇다고, 묻지도 않았는대도 우리 어무이가 미리 해설을 곁들였다. 어머니가 끓여주신 된장에다가 조금 시퍼런 늦배추를 잘라 넣은뒤 참기름 조금 넣고 비볐더니 이 보다 더 나은 성찬이 또 어디 있으랴 싶더라. 어머니가 지원 사격을 하고 여동생까지 응원을 나선, 그 놈의 담배 좀 끊으라는 백성들의 잔소리를 뒤로 한 채 뒷 뜰에 나가 한 모금 당기니 이 또한 진미일지니.....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산골의 겨울 밤은 벌써 꽤나 깊었는지 별이 총총하질 않는가!! 긴 장대를 떠메고는 뒷 산으로 별을 따러 가겠다고 억지를 부렸던 어린 시절이 문득 생각 나더라. 아무래도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깝기에 딸램이를 부르러 갔었다. 아빠의 서툰 운전 솜씨에다 아침부터 시작된 장거리 여행에 지쳤는지 벌써 지 에미의 품에서 꼬박꼬박 졸고 있는 녀석을 반강제로 깨워서 뒷 뜰로 데리고 나왔었다. 서울 하늘 그 어디에 저리도 아름답고 총총한 별님들이 보일꼬? 처음에는 싫다고 도리질을 하던 녀석이 제 눈 빛보다도 더 초롱한 별들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마냥 좋아하더라. 저 별은 무슨 별이며, 저- 별을 또 어떤 별이냐며..., 왜 별이 이렇게 가깝게 내려와 있는지..., 왜 시골의 별은 저렇게 밝은 빛이냐며 나도 모르는 질문들을 쉴 새없이 내 귓가에다 쫑알대고 있었다. 난 들 알겠냐만..., 다만 시골의 하늘은 맑고 깨끗하고 고요하기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는 착한 별들만이 모여사는 거라고 뻥(?)을 칠 수밖에 없었더라. 대기층이 어떻고, 오존층이 뭐고, 환경문제가 어떻고 하는 얘기를 하기에는 너무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이 였기에 말이다. 꽤나 쌀쌀한 바깥 날씨였지만 부녀가 보듬어 안고 보는 별구경이라서 그런지 바람들도 멀치감치 피해서 갔고 그저 별들과 아빠와 예인이만의 시간만 흘러가고 있더라나.., 어떻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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