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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0넘으면 이렇게 한데요..
작성자 동.. | 2004-05-01 | 203
저희 할아버지 올해로 연세가 73 되십니다. 그 60년 전의 친구들이 오늘 모여 좋은 모임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그 모임을 주최한 할아버지께서는 편지를 써서 각자의 집으로 보내셨다고 하는데, 편지가 정말 눈물나고 좋은 말입니다. 저는 이 편지를 읽고나서 눈물이 나고,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어렵게 살아오신 할아버지가 어린시절의 친구들과 함께 회포를 푸시는 모습이 가슴속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밑은 그 편지의 원본입니다. 친구야! 주석이다! 담뱃대 털던 이, 땅속에 가고... 우리여기서 만난거야 60여년전 지지리도 가난하던 시절 천진난만한 우리들이 까까머리 단발머리에 엿새모거리 무명옷 굴밤물 드려입고 삐까번쩍 양소매에 코발라 붙이고 동네개 잠 못자게 골목이 비좁도록 떼고함 치며 부르던 노래인데 끄트머리는 건망증이 삼켜버리고 이제 우리들이 땅속이든 불속이든 가야할 차례네. 부지런한 친구는 먼저가 있기도 하지만 잘 살지도 못하면서 어려운 세상 산다고 친구들 얼굴도 잊어버리겠는데 우리얼굴 한번 보자꾸나 시근 없는 몇몇 친구들이 어수룩하고 산전수전 다 겪은 내가 연락하면 많이 모일거라 해서 꼬이고 말았는데 정말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시쳇말로 우린 이제 잘난년(놈)이나 못난년(놈)이나 있는년(놈)이나 없는년(놈)이나 똑같다. 조금만 더 있으면 죽은년(놈)이나 산 년(놈)이나 똑같게 될건데 그전에 간혹이라도 만나보자. 어룸한 어떤 친구가 국밥을 대접하겠다는데 초장에 웬 국밥은 할것이 아니고 부담없이 인생파장에 국밥에 소주한잔 걸치고 작천정 맑은물에 발담그고 옛날로 돌아가 우정도 확인하고 회포도 풀어보자. 이산가족 만나러 이북도 가는데 걸리적거리는 일도 많고 몸도 아픈데가 많겠지만 어지간 하면 오너라. 와서 철 지난 유행가 가사처럼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같은것 그냥 쉬었다가 가세. 술이나 한잔 하면서... 굳을데로 굳고 찌들데로 찌든 헐어빠진 속을 작천정 물에 띄워보내고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도록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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