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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로또복권에 당첨돼 당첨금 65억7천만원(세후 51억2천만원)을 거머쥔 J씨는 당첨 후 살이 5kg이나 빠졌다.
그는 한 방송사의 제작진과 만나 "돈이 생기니까 이것저것 생각할 게 많아졌다. 누가 와서 괴롭힐 것이라고 주변에서 우려도 많이 한다"며 최근의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당첨금을 받는 자리에서 연 기자회견 후 신원이 노출되자 `대인기피증`에 가까울 정도로 주변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 좀 도와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J씨는 다니던 전기 관련 하청업체를 그만두고 찾아오는 사람을 피해 낮에는 집을 비운 뒤 밤에 귀가하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는 가족들을 집에 남겨둔 채 "나를 찾지 마라. 며칠간 시골에 내려가 있겠다"며 아예 종적을 감췄다.
그는 이웃 주민 상당수가 당첨 사실을 알아버리자 현재 살고 있는 24평형 아파트에서 인근 지역의 48평형 정도 아파트로 이사갈 계획이다.
J씨가 사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선 "주변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이사갔다. 일본으로 출국했다"는 등의 근거없는 괴소문도 꼬리를 물고 있다. 또 언론사에는 "J씨가 흉기에 찔려 죽었다. 폭력배들이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는 등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J씨가 범죄 대상이 될 우려가 커지자 관할 남양주경찰서는 최근 J씨의 집을 방문,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경찰서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J씨뿐이 아니다. 지금까지 보훈복지공단이 발행하는 플러스플러스복권을 산 뒤 25억∼40억원의 당첨금을 탄 사람은 모두 7명. 최근 40억원에 당첨된 金모(34·무직·경기도 안산시)씨를 비롯한 이들은 하나같이 집을 옮겼고 휴대전화 번호도 바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액 당첨자들은 신분 노출을 꺼려 언론의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고 당첨금으로 지급받은 통장을 손에 쥐면 즉시 사무실을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당첨자의 연락처 등을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일부 복권발행기관에서는 복권판매를 늘리기 위해 고액 당첨자의 동의를 받아 기자회견을 주선하기도 한다.
그러나 당첨자들의 신원이 노출돼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인터넷에는 보안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고소하겠다고 은행측을 협박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로또 당첨시 행동지침 10계명`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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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복권당첨자 허무한 `인생 역전`
#1: 2000년 9월 미국에선 복권으로 횡재를 하고도 파산한 한 사내 얘기가 큰 화제가 됐다. 무려 2천71만달러(약 2백50억원)의 복권에 당첨된 남자가 11년 만에 당첨금을 몽땅 날린 것은 물론 5백만달러의 빚까지 진 채 파산한 것이다.
주인공은 조지아주에서 자동차 수리공으로 일하던 폴 쿠니. 1988년 봄 그는 어머니가 사다준 복권 한장으로 26세의 나이에 거부가 됐다.
그는 당첨금을 받아 일하던 회사부터 사버렸다. 기능공이 하루 아침에 사장님으로 신분 상승을 이룩한 것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그가 모셨던 상사들이 그의 말 한마디에 설설 기게 됐다.
도넛 가게에서 일하던 부인도 당첨 직후 흥청망청 돈을 쓰기 시작했다. 쿠니의 회사는 경영미숙으로 1년도 안돼 문을 닫았다. 단란했던 가정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당첨금의 3분의 1을 위자료로 주기로 하고 부인과 이혼했다. 두번째 결혼도 오래가지 못했다.
#2:베트남 보트피플(난민) 출신인 사우 치 마가 미국 땅을 밟은 것은 79년, 13세 때였다.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극심한 가난을 견디며 성장한 그는 비슷한 처지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남편의 아저씨와 조그만 중고 가전제품 가게를 운영했다. 92년 어느 날 그는 신문에 실린 로또복권 당첨번호를 보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생일을 찍은 복권이 당첨된 것이었다. 당첨금은 무려 8백30만달러. 그녀는 당장 가게로 달려가 서랍을 뒤졌으나 구입한 복권을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한달 뒤 그녀는 아저씨가 자신의 복권으로 당첨금을 챙겨간 사실을 알아냈다. 소송을 낸 그녀는 복권 판매업자 등의 증언에 힘입어 6년 만인 98년 5월 마침내 승소했다. 그러나 힘든 이민생활에서 그들에게 큰 힘이 됐던 아저씨와는 원수사이가 된 지 오래였다.
#3: 플로리다주에 살던 50대 초반의 새벨 부부가 주정부가 시행하는 로또복권에서 5백40만달러짜리 대박을 터뜨린 것은 97년 10월이었다.
그러나 이게 불행의 씨앗이란 걸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새벨 부부는 당첨금을 받아 우선 27만5천달러짜리 새 집을 샀다.
그런데 한달도 안돼 이 집의 소유권을 놓고 부부싸움이 시작됐다. 결국 두 사람은 5백40만달러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해 다섯달 동안 다툼을 벌이다 결국 이혼법정에 서고 말았다. 법정에서 부인은 당첨금의 38%, 남편은 62%를 갖는 것으로 결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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