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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게시판 > 모교및동문소식

제목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작성자 이성우(3) | 2003-05-07 | 140
딸이 시집을 간 뒤 부디 잘 살라고 날이면 날마다 정화수를 떠놓고 참 열심히 빌었습니다. 그 기원덕분에 딸은 십 수년 동안 잘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그 후 세월이 많이 흘러 어머니의 기원이 그 효험을 다 했는지 딸은 느닷없이 큰 사고를 당해 가족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딸의 부부는 어머니의 회갑잔치에 다녀오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사고로 인해 두 분은 그야말로 험한 가시밭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타박상 정도였지만 아내는 뒷목 경추 신경을 크게 다쳐 목 아래의 모든 신경이 마비되고 말았습니다. 살아 있으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심한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그저 휠체어에 앉은 채로 식물처럼 생활해야만 했습니다. 오로지 일이라고는 하루 종일 리모콘으로 텔레비젼 채널을 바꾸는 일 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내를 혼자 두고 남편은 조그마한 가게에 나가야만 했습니다. 낮에는 장사하고 밤에는 집에 들어와 살림도 해야만 했습니다. 밥짓기, 설거지하기, 빨래하기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만 늘 묵묵히 집안 일을 다 하곤 했습니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는 말이 실감합니다. 세상 인심 탓할 것도 없지만, 아내가 그렇게 몸을 못 쓰게 되자 찾아오던 친척들도 발길을 뚝 끊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남들이 뭐라 해도 아내의 손을 붙들고 꿋꿋이 살아왔습니다. 말이 좋아 20여년이지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남을 그 긴 세월 동안 남편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감히 짐작 조차 가지 않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직도 딸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잠이 깨지곤 합니다. 한번은 어머니께서 집에 들른 사위의 두 손을 꼭 잡고 그러셨습니다. "이보게, 아 사람아, 평생 어떻게 이러고 사나? 그 아이는 어찌 되었든 내 딸이니까 내가 알아서 함세, 그러니 그만 손놓고 새 인생을 찾게........" 그러자 그날 남편은 마치 아이처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그렇게는 못해요! 이 사람이 날 보고..아직도 웃고 울어주는데, 어떻게.....이 사람을 두고 딴 맘을 먹어요? 전 그렇게 못해요! " 그날 장모와 사위는 더 이상 말도 못하고 서로 부둥켜안고 오랫동안 눈물만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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