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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워싱턴특파원 제 1보
작성자 장승락(8) | 2004-07-05 | 169
2004년 7월 2일 금요일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인 허용범(경일8회) 동문이 조선일보에 쓴 특파원 칼럼을 옮겨쓴 것입니다. 대통령 권력의 견제 미국에서 최근 대통령과 의회, 대법원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리인 권력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함을 보여준다. 외국 기자의 눈에 우선 놀라운 것은, 자국의 대통령, 더구나 전쟁을 지휘 중인 총사령관에게 인정사정 보지 않고 날리는 의회와 사법부의 카운터 펀치들이다. 지난 한 달여간 일들을 대충 기억해도 네댓 가지가 떠오른다. 사흘 전 이곳 대법원은 '역사적'이라고 평가받은 한 판결을 했다. 현재 테러 혐의자로 체포돼 구금된 사람들도 미국 법원에서 법적 정당성을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주장해 온 전쟁시 비상대권의 한 토대를 허물어뜨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테러범은 통상의 전쟁포로와 다르기 때문에 재판 없이 무기한 구금할 수 있다는 논리를 부시 행정부는 갖고 있었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600여명의 외국인 테러용의자들이 재판도 없이 옮겨져 시한 없이 구금돼 있는 것도 이 논리에 근거를 두었다. 대법원은 그러나 "아무리 전쟁중이라도 개인의 권리가 무한정 침해당할 수는 없다"며 정면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미 대법원은 부시 대통령이 이제 수백건의 관타나모발 소송과 또 다른 전쟁을 하도록 만들었다. 의회도 타격을 날렸다. 얼마전 활동을 마친 '9.11 진상조사위'는 이라크가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선언했다. 부시의 이라크전 명분 자체를 사실상 뒤집은 것이다. 현재 미국 의회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9.11 조사위 위원장도 공화당이었다. 그런데도 이들 공화당 의원들은 자기당 소속이자 대선을 4개월여 남겨둔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조사결과를 거리낌없이 발표했다. '초당적' 위원회라는 말 그대로 당파적이익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헌법에는 없지만 제4의 권력으로 불리는 여론도 현대 민주사회에서는 권력에 대한 강력한 제어장치다. 최근 이라크의 아부 그레이브 포로수용소에서의 학대 사건 이후 미국에서 벌어진 고문 권한 논란이 그 한 예다. 백악관은 전쟁 총사령관인 미국 대통령은 초법적 권한을 갖고 있으며 테러범에 대한 고문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가 여론과 언론의 뭇매를 맞고서는 바로 철회해야 겠다. 대통령을 괴롭히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이가 이들만일까. 일주일 전에는 부시 대통령이 연방검사로부터 한 시간여 동안 직접 신문까지 받았다. 미 중앙정보국 비밀 요원의 이름이 누설된 사건과 관련한 정식 조사였다. 현직 대통령이 형사사건과 관련해 최초로 조사를 받은 경우이기도 해 언론이 요란법석을 떨 만도 했는데 반대였다. 법의 지배라는 원칙에 비춰보면 대통령이든 누구든 성역이 될 수 없다는, 너무나 당연한 조사였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을 볼 때마다 거듭 드는 생각은,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그래도 인간이 고안해 낸 가장 나은 정치체제인데 그것이 건강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권력간의 상호견제이구나 하는 것이다. 지금 세계에서 별로 유례가 없는 제왕적 대통령이 있고, 그런 대통령의 당이 이미 의회를 장악했고, 대법원도 머지 않아 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 다수가 되는 나라가 있다고 하자. 그 나라에서는 여론에 큰 영향을 주는 목소리 큰 시민단체와 공영방송 또한 대통령 편이고, 이 세상 모든 것을 들춰보는 검찰도 대통령만은 수사의 성역으로 공인한 지 오래되었다고 하자. 그런 나라에서 민주주의 또한 건강하게 발전한다면 정말 신기하지 않을까. he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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