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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이메일클럽] 미국 대선을 공식 종료하며 ...
작성자 전병화(9) | 2005-01-10 | 174
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오라, 조선일보 이메일클럽에서 지난주 금요일 받아본 것중, 경일8회 허용범기자(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 선배님의 글이 있어 소식이 궁금하던 차에 반갑기도 하여 아래와 같이 퍼서 올립니다. "미국 대선"에 관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간나시면 맨뒤에 있는 블로그에도 자주 들어가셔요. 글을 요로콤 옮긴 것해 양해해 주시겠지요. 감사함다. ------------------------------------------------------------------------------- [2005년 1월 7일 E-mail News] [제목] 미국 대선을 공식 종료하며 ... 작년 11월2일 실시됐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늘 (1월6일) 공식적으로 모든 절차를 마쳤습니다. 선거 두달 하고도 4일이 지난 뒤인 오늘 미 상하원이 합동회의를 열어 부시의 승리를 최종적으로 인정하는 절차를 마친 것입니다. 미국 대선은 우리와 달리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투표(11월2일) 뒤에도 각 후보가 얻은 선거인단을 의회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당선자가 확정됩니다. 그 행사가 오늘 있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해야할 가장 큰 일중 하나가 대선을 치르는 것인데, 오늘 모든 일이 끝났으니 이것 역시 소회가 없을 수 없지요. (막 오늘 기사를 마감한 지금 이곳 시간은 새벽 3시30분으로 그냥 자기가 섭섭해 소회를 몇자 적으려고 합니다.) 지난 몇달간은 정말 정신없이 대선에 파뭍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시의 재선을 인류의 재앙으로 보든 아니든 그것은 각자가 판단할 문제이지만, 미국 대선을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로서는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일찌기 토크빌이 미국에 와서 이 신대륙에서 꽃핀 3권분립의 민주제도를 보고 놀라 돌아가 책을 쓴 이후 미국의 제도는 마치 세계 민주주의의 전범처럼 여겨지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영국 전제왕조의 폭정과 종교탄압을 피해 신대륙으로 건너온 사람들과 그 후손들이 만든 현재의 미국 정치제도는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인류가 이룬 민주주의의 귀중한 발전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마치 전 세계가 반부시 전선을 형성한 듯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을 다시 선택한 과정과 나름대로의 고민, 그 속에서 벌어진 진지한 논의들도 기자에게 국가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그렇게도 극심한 대립과 분열속에 치러진 선거이후에도 나라가 흔들리지 않고 다음의 국가어젠더를 향해 나가는 대국의 모습입니다. 치열하기로는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이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멀쩡하게 다시 털고 일어나 걷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국민들의 모습은 잘 짜여지고 오랫동안 검증된 제도와 문화, 전통, 스케일의 힘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 상하원 합동회의에서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오하이오주 투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두 시간동안 토론이 있었습니다.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던 제시 잭슨 목사는 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그저 형식적인 보고여야할 당선자 보고승인 절차가 1887년 이후 처음이자 미국 대선 사상 두번째로 토론에 부쳐졌진 것입니다. 물론 당락을 결정하는데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발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이나 이를 듣는 사람들이나 역사적 기록을 위해, 또 다음 대선을 위해 문제제기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지요. 오늘 상하원 합동회의의 사회자는 자동으로 상원의장이 되는 딕 체니 부통령이었고, 그가 최종적인 당선자를 선포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원래 대선 당시 결정된 대로 선거인단 286명을 얻었고, 민주당 케리 후보는 1명이 적은 251명을 얻었습니다. 원래 케리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한 선거인이 케리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미국 헌법이나 법률상 선거인단이 꼭 자기지지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라는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당선자가 바뀐다면 문제가 달라지겠지요. 케리 후보는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 알베르토 곤살레스 미 법무장관 지명자가 6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인준청문회에서 제네바협약문을 들고 있는 존 코닌 상원의원 옆에 앉아 있다./ AP연합 (관련기사 : 날세운 美민주, 부시 당선에 이의제기 2005.01.17) 미국은 흔히 실용주의와 자유분방함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나라가 전통을 고수하고 격식을 중시하는 데는 고집스러운 면이 많습니다. 대통령 선거제도도 그중 하나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많았던 지난 대선 이후 미국에서는 이런 선거제도를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는 논의들이 많았습니다. 수백년전 말타고 다니던 시절에 만들어진 국민직접투표+선거인단 간접선거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이상한 제도를 다른 나라들처럼 국민들의 직선으로 단순하게 하자는 것이지요. 이 주장은 이번만이 아니라 그동안 수없이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꿨을 경우의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1인1표의 등가성을 정확히 반영하는 국민직선이 될 경우, 작은 주들은 대선에서 취급도 받지 못할 것이고, 그럴 경우 연방국가라는 미국의 특성이 반영될 수 없다는 지적들이 여전히 강력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400년 동안 별탈없이 작동해온 제도를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도 배어 있습니다. 어떤 제도든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꿀 때는 왜 그 제도가 지금까지 통용돼 왔는지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을 깊이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미국은 독립 이후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립 당시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들어놓은 국가제도의 기본틀을 깨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근본에 관한 무슨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400년전 건국의 아버지들이 서로 토론한 내용을 모아놓은 '페더럴 페이퍼스'를 인용하곤 합니다. 미국의 제도중에도 21세기의 시각으로 보면 터무니 없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제도의 성급한 변화시도가 더 많은 혼란과 시행착오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특정한 정치인이나 정치세력들의 일시적 이득을 위해 오래된 제도나 원칙을 바꾸는데는 거의 생리적인 반감을 보입니다. 예컨대, 미국땅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한 규정이 미국 헌법에 있지요. 원천적으로 이민자의 나라이고 지금도 한해 수만명이 넘는 이민자와 어린이들을 해외에서 입양하는 나라에 이런 규정이 살아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한국어린아이들이 미국에 갖난 아기시절 입양돼 갔지만, 이들은 결코 대통령은 될 수 없는 운명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입만 열면 '아메리칸 드림'을 외치는 이 미국땅에서 말이 안되는 얘기지요. 벌써 이민온지 수십년이 지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 지사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는 것도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지금 추세로는 헌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지극히 낮습니다. 오늘 미국 대통령 선거가 공식적으로 종료됐으므로 이와 관련된 역사상식 한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을 가장 많이 얻는 대통령은 누구일까요? 오늘 부시 대통령은 총538명의 선거인단중 286명을 얻었으니 53%를 확보했습니다. 답은 조지 워싱턴 대통령 초대 대통령입니다. 그는 100%의 선거인단을 얻었습니다. 다음은 1936년 프랭클린 루스벨트로, 531명중 523명을 얻어 98.5%를 기록했습니다. 이 밖에 90%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역대 대통령들로는,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제임스 먼로, 토마스 제퍼슨,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이 있습니다. 요즘의 시각으로보면 상상하기 어려운 기록들이고 고개도 갸우뚱해질만한 엄청난 지지율이지요. 이들은 그만큼 그 시대의 영웅들이었음을 이들 수치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잣대로 과거를 보는 것은 늘 위험한 일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오는 1월20일 취임하는 부시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의 43대 대통령입니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4년 시간이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대수를 정하기 때문에 두번 대통령을 해도 한 대로 칩니다. 영어로는 The 43rd President 이므로, 정확히 말한다면 '대통령이 된 43번째 사람'이 맞겠지요. 미국 정치와 선거얘기는 앞으로 더 자주 써야겠습니다. 말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끝. * 허용범선배님의 조선일보 블로그 주소는 http://blog.chosun.com/yongbom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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