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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란 말을 들으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평생직장, 안정, 승진, 복리후생, 퇴직금, 상사와의 갈등.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략 이런 것이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제는 그 중 몇 가지가 모습을 감추고 대신 다른 몇 가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은 평생직장, 안정과 같은 것들이다. 경쟁이 격심하다 보니 회사자체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회사가 무사하다 해도 살아 남기 위해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 직장이 안전하다는 보증이 전혀 없게 되었다.
그뿐인가? 성과만이 능력을 입증하는 유일한 자료가 되면서 같은 연령, 같은 직급 내에서도 보수격차가 2배 이상 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과장이 부장보다 훨씬 더 보수를 많이 받는 '하극상'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30대의 팀장 밑에서 40대의 팀원이 부하로서 일하는 모습은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인 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면서 새로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직장의 이미지는 성과, 직급파괴, 고액 연봉자와 같은 단어들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직장은 부자는 못되지만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곳에서 불안정하긴 하지만 능력만 있으면 높은 성과를 통해 부자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런 인식은 어디까지 맞는 말일까? 정말 능력이 있고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부자로 될 수 있는 것일까? 몇 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간단한 검토를 해보기로 하자.
직장인들의 최고의 꿈은 CEO(최고경영자 : Chief Executive Officer)이다. CEO가 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2002년에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150대 기업(상장 100개, 코스닥 등록 50개)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의 평균적 CEO는 나이 54세로 임원이 되기까지 입사 후 평균 14.5년, CEO가 되기까지는 22.5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CEO가 1년에 받는 연봉은 1억~4억원으로 1억~2억원을 받는 사람이 43.4%로 가장 많았고 2억~4억원이 40.0%, 4억~6억원(7.8%), 6억~8억원(3.3%)의 순이었다.
직장인들의 꿈을 CEO를 포함하여 임원으로까지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 『월간 CEO』가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3년 한국의 100대 상장 기업 임원의 평균 연봉은 3억 2390만원이었다. 임원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사내 등기 이사 7명의 평균 연봉이 58억 2천만원이었고 상위 10대 기업 임원의 평균 연봉은 14억 5천210만원이었다.
임원이 아닌 사람도 고액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맥킨지, 보스턴컨설팅, 베인&컴퍼니 등 세계적인 컨설팅사에서는 해외 일류대학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하고 입사한 후 정식 컨설턴트가 되면 보통 1억원에서 출발하는 연봉을 지급 받는데 실력을 인정 받아 파트너로 승격되면 연봉은 몇 배 뛰게 된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영업직원, 펀드매니저, 프라이빗 뱅킹(PB)전문가, 자동차 판매사, 보험설계사중에서도 억대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홈쇼핑의 쇼호스트, 스포츠캐스터, 백화점 판매사원, 방문교사 중에서도 억대연봉자가 나오고 있다. 이들 억대 연봉자는 대부분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거나 영업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로 성과에 따라 보수가 결정되는 직종에 종사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고액연봉자들이 전체 직장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국세청이 2003년 2월에 발표한 ?근로소득 과세표준?에 따르면 과세표준이 8000만원을 초과하는 실제급여 1억원 이상의 봉급생활자는 전체 봉급생활자 1천155만명 중 0.3%인 2만1천명이었다.
0.3%라는 수치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아마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직장생활로는 부자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비관론자도 있을 것이고, 어느 분야에서나 성공확률은 그 정도라는 생각으로 희망을 갖는 낙관론자도 있을 것이다.
비관론자중에도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장래의 일은 아예 관심 밖으로 하고 현재만을 즐기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장래가 불안하니 투잡스와 같은 형태로 부업을 하면서 돈을 더 벌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현재 투잡스를 하는 직장인은 어느 조사에 따르면 10명중 1명 꼴이지만 희망자는 무려 75%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투잡스를 하게 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전문지식을 갖고 자신의 본업과 관련이 깊은 부업을 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본업과 부업이 별다른 관련 없이 시간대만 달리하여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그다지 좋은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부업중의 하나인 다단계판매는 한 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있는 판매원의 연평균소득이 61만원에 불과하였다.
요컨대 직장에서 본업에 전념하여 고액연봉자의 대열에 올라 부자가 되는 것도 혹은 부업을 하면서 투잡스의 형태로 부자가 되는 것도 확률상으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장은 사업처럼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 하이리스크의 속성은 갖고 있지 않다. 이 점이 직장생활을 느슨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직장마인드를 사업마인드로 바꾸어 자신의 사업을 할 때와 같은 열정을 갖고 직장생활에 임한다면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동문여러분! 오늘도 신나고 즐겁고 행복한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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